분홍색 침대 시트에서 일본식 교복을 입고 누워있는 리얼돌. 다리를 훤히 벌린 채다. 
   

 

2019년 12월과 2020년 1월 초 리얼돌 체험방 측이 20대 남성 직장인 A씨에게 보낸 사진 중 일부다. 원피스를 입고 있는 사진도 있다. 체험방 매니저는 “야동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도 했다.  
   
인천 신도시 지역에 있는 리얼돌 체험방은 복도식에 여러 개의 방이 있는 일반 시설과는 다르다. 오피스텔 안에 리얼돌이 있고 일명 ‘오피’로 불리는 오피스텔 성매매 방식으로 되어있다. 한 시간 이용료는 3만원이다.   

 

이 오피스텔과 6차선의 도로를 두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관할 행정기관에 사업자등록도 마쳤다고 한다. 성인용품점 허가가 필요 없는 자유업종으로 분류되어있다. 

 

지난해 6월 리얼돌 수입허가에 손을 들어준 법원의 판결 이후 단순 리얼돌 체험방에 이어서 현재 오피스텔도 생기고 있다. 경기도의 또 다른 오피 리얼돌 체험방은 여느 가정집과 다름없는 구조다.  
   
속옷만 걸친 리얼돌이 침대에 앉아서 카메라를 보고 있다. 사업주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개념’ ‘합법’ 문구를 넣어 홍보한다.   
   
이런 오피스텔형은 전국에서 60여곳 문을 열었거나 개업을 준비 중이다. 오피스텔 리얼돌 체험방의 이용 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형이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서 1시간이 짧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는 내용이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의 ‘성매매 업종별 단속현황’ 자료를 보면, 2019년 1~9월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오피)는 596건이 적발됐다. 변태 마사지(578건) 보다 많다.  
   
오피는 지난해 전체 성매매 단속 건수(3526건)의 16.9%로 가장 많다. 때문에 오피스텔 리얼돌이 이 같은 수요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0년 중·후반에 국내에서 인형체험방이 유행했다 사라진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인형 체험방을 성매매 또는 유사성행위업소로 볼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명확한 선이 그어지기 전 유흥가에서 인형체험방이 하나둘씩 문을 닫았는데, 인형이 지금처럼 리얼하지 않고 조악한 데다 파손·훼손이 심해 업주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자연히 논란도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과거보다 정교한 리얼돌이 나오면서 논란이 다시 뜨거워졌다. 지난해 6월 리얼돌 수입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한 대법은 “성인의 사적 사용을 목적으로 한 ‘성기구’의 수입 자체를 금지할 법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오피’와 유사한 형태까지 나오는 현실에서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리얼돌을 이용한 오피 형태의 영업을 불법으로 볼 법적 근거는 마땅치 않다는 게 경찰 분위기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상 성매매는 사람 대 사람 사이에서 성립한다”고 설명하며 “오피스텔형이든, 단순 리얼돌 체험방이든 단속 근거가 없다는 의미”라고 했다. 대법원도 리얼돌 자체를 형법상 음란물로 규정하지 않았다. 

 

 

여성인권 단체는 리얼돌의 심각성을 강조하고있다. <서랑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대표>는 “리얼돌 존재 자체를 넘어 이 문제는 (사람을 상대로 한) 성매매가 갖는 핵심문제와 맞닿는다”며 “(리얼돌 때문에) 여성을 존엄한 인격체로 보는 게 아니라, 성적으로 거래 가능한 대상으로 용인하게 된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인권 단체는 리얼돌의 심각성을 강조한다. 서랑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대표는 “리얼돌 존재 자체를 넘어 이 문제는 (사람을 상대로 한) 성매매가 갖는 핵심문제와 맞닿는다”며 “(리얼돌 때문에) 여성을 존엄한 인격체로 보는 게 아니라, 성적으로 거래 가능한 대상으로 용인하게 된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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